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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 고층 구조 취약성, 대처, 경고

by vividcooking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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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2019년 개봉한 영화 엑시트는 한국 재난 영화 장르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은 작품입니다. 재난의 유형으로는 다소 생소한 '유독가스 확산'이라는 설정과, 평범한 인물이 고층 빌딩 속에서 직접 탈출을 시도하는 전개는 기존 재난물과 차별화된 흥미를 유발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이나 감정 호소를 넘어, 현대 도시의 구조와 그 안에서의 생존 문제를 조명하면서 도시 인프라의 취약성과 건물 구조의 한계를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본 글에서는 영화 엑시트 속 재난 상황의 전개, 고층 건물이라는 구조적 배경이 지닌 리스크, 그리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현실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엑시트의 재난 설정과 고층 구조의 취약성

영화 엑시트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용남(조정석)은 산악 동아리 출신이지만 현재는 취업 준비생으로서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족 모임으로 찾은 한 고층 연회장에서 우연히 대학 시절 좋아했던 의주(임윤아)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들의 재회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서울 하늘로 갑자기 퍼지는 미확인 유독가스가 도시 전체를 휘감으면서 이야기는 급박한 생존 서바이벌로 전환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가스'라는 보이지 않는 재난을 소재로 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한 폭발이나 붕괴와 달리, 시각적으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점점 상승하며 사람들의 호흡과 생명을 위협하는 은근한 공포를 자아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스의 성질은 '고도'와 밀접하게 연관되며, 바로 그 지점에서 고층 빌딩이라는 공간 구조의 한계가 부각됩니다. 서울의 많은 고층 건물은 현대적인 외관과 편리함을 갖췄지만, 비상 상황 발생 시 물리적 제약이 상당합니다. 특히 영화 속 빌딩은 연회장, 사무실, 엘리베이터, 계단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들 간의 수직 동선은 유독가스 확산이라는 비상 상황에 매우 취약하게 작용합니다. 계단실은 밀폐되어 환기가 불가능하고, 엘리베이터는 정전으로 작동을 멈추며, 창문은 대부분 개방 불가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내부 공기가 차단됩니다. 영화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용남과 의주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어 계단을 통해 수십 층을 직접 뛰어올라야 하며, 때로는 창문 밖 외벽을 맨손으로 타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이는 극적 과장이 아닌, 현대 고층 빌딩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무기력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영화는 ‘지상’이 아니라 ‘옥상’을 탈출지점으로 설정함으로써, 기존의 ‘탈출=건물 밖’이라는 인식도 전복시킵니다. 즉, 영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위로, 위로 더 올라가야만 하는 상황이 전개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물음을 던질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유사한 재난이 발생한다면, 나는 저 빌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이 영화는 재난 상황의 리얼리즘을 스릴과 유머로 포장하면서도, 도시 공간이 갖는 구조적 위험성을 관객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생존을 위한 대처 – 용남과 의주의 탈출 방식과 장비 활용

영화 엑시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주인공들의 생존 방식입니다. 전직 산악 동아리 출신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개인 이력처럼 보이지만, 고층 구조물 탈출이라는 시나리오와 맞물리면서 실질적인 생존 기술로 작동합니다. 주인공 용남은 본능과 경험에 따라 로프, 카라비너, 줄사다리 등 다양한 등산 장비를 활용하고, 의주는 호텔 직원으로서 공간 구조와 내부 경로에 대한 지식을 동원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단순한 ‘운 좋은 주인공’이 아닌, 훈련과 준비, 순발력을 갖춘 인물들을 통해 탈출을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또한 엑시트는 재난 영화에서는 드물게 ‘도구’와 ‘장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생존을 위한 로프 활용법, 창문 유리 깨는 방법, 건물 외벽을 안전하게 오르는 방법 등 실제 산악 장비의 활용과 원리를 꽤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고층 빌딩 구조 특성상, 내부 구조물만으로는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이때 외벽 타기나 창문 간 이동이 중요한 생존 기술로 작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도시 공간의 수직성, 즉 '위로 향하는 움직임'에 집중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도심은 위로 쌓아올려진 구조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탈출 동선 역시 수직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에 따라 생존이 좌우됩니다. 이는 단순히 구조 설계의 한계를 넘어, 생존 전략의 패러다임이 수평에서 수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드론, 스마트폰 플래시, 구조 헬기와의 신호 방법 등은 기술과 장비가 인간의 생존을 도와줄 수 있는 방식도 보여줍니다. 즉, 단순히 ‘근육과 용기’만으로 탈출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판단’, 그리고 ‘장비 운용 능력’이 생존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객들에게도 실질적인 시사점을 줍니다. 고층 건물에 자주 드나드는 현대인이라면, 비상 계단의 위치, 옥상 출입문의 개방 여부, 주변 건물과의 거리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화재나 유독가스 발생 시 어떤 경로로 대피해야 하는지도 일상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엑시트가 전달하는 경고 – 도시 설계, 구조, 그리고 개인의 준비

영화 엑시트는 단순한 탈출극이 아닙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에게 남는 것은 짜릿함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 환경에 대한 경각심입니다. 영화는 유머와 감동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분명한 경고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 핵심은 ‘우리는 정말 안전한가?’라는 물음입니다. 현재 한국의 도시 구조, 특히 고층 건물들은 대부분 화재나 정전 등 물리적 재난은 대비되어 있지만, 유독가스처럼 예상 밖의 위험에는 여전히 취약합니다. 비상계단은 구조적으로 경사도가 높고 밀폐되어 있으며, 옥상은 대부분 출입이 제한되거나 잠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을 영화는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도시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위험을 드러냅니다. 또한 영화는 ‘영웅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줍니다. 용남은 사회적으로는 낙오자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훈련해온 능력과 판단력, 위기 상황에서의 집중력을 통해 사람들을 이끌고 살아남습니다. 이는 단순한 캐릭터의 성장담을 넘어, 우리 사회가 재난에 대해 얼마나 개인적 차원에서도 준비가 부족한지를 반성하게 만듭니다. 엑시트는 결국 이렇게 말합니다. 도시는 더 높이, 더 복잡하게 만들어지고 있지만, 재난은 그 구조를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우리는 그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위기 속에서 당신이 의지할 수 있는 건 구조대도 시스템도 아닌, 당신의 ‘준비’일 수 있다는 진실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용남이 끝내 숨이 턱까지 차오른 순간에도 누군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로프를 다시 매는 장면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그 장면은 단지 스릴 넘치는 연출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현실의 은유입니다. 영화 엑시트는 보기 드문 유형의 재난 영화입니다. 유독가스라는 독특한 재난 설정과 고층 건물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조합하여,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 본능과 도시 구조의 맹점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단지 한 편의 오락영화가 아니라, ‘당신은 준비되어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오늘 하루,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한 번 이용해 보고, 비상문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생존은 정보와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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